2021. 1. 8. 15:41ㆍ무심한 날들
학년을 마치는 날이지만, 종업식은 없다. 온라인상으로 방학식 영상을 보는 걸로 대체했다. 온라인 학습터에 영상을 올리고 아이들이 들어왔나 확인해본다. 독려 문자를 보낼까 하다가 그만둔다. 영상을 안본다하여, 방학을 안하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올해는 이런 일들의 연속이었다.
올해는 고군분투의 기록이다. 등교할 수 없으니 뭔가를 하긴 해야 했다. 한계점이 명확한 상황에서라도 뭔가를 해야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불만이 쏟아진다는 걸 알면서도 뭐라도 해야했다. 아이들을 독려하는 행위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결정하는 일들의 연속.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뭔가를 해야 하는데, 이게 맞나 싶은 일들의 연속. 방학식을 하긴 했는데 한 것 같지 않다. 그래도 어김없이 종업식이 왔고, 아이들은 한 학년이 올라간다.
아이의 등교일수를 세어보니 채 50일이 안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1년이 흘렀고, 아이는 1년만큼 자라있다. 1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달리 방도가 없다. 아이는 준비없이 밀려 올라간다.
준비를 해야하는 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세월을 오롯이 살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까. 아이는 학교를 가건 안가건 그 시간들을 잘 살아낸 건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들긴 한다. 그럼에도 다들 새학년 준비를 하니 의심없이 준비를 한다. 별 고민없이 아이에게 과제를 하라고 다그친다. 문제집을 쌓아놓고 너는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해야하고.
모든 행동에 회의적인 나는, 그런 내 모습에 회의하고 만다.
이게 옳은 것일까.
엄마로서도 선생님으로서도 늘 결정해야하는 일들의 연속
나 조차도 무엇이 정답인지도 확신하지 못하면서 확신에 차듯 말해야 하는 일들의 연속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또 이 시간들이 또 흐르겠지.
정답이 있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