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눈이 많이 온다. 갑작스러운 폭설로 교통은 마비가 된 것 같은데, 집에 혼자 있으니 알 길이 없다. 남편은 퇴근하다가 뉴스를 보더니 안되겠는지 시댁으로 간다는 말을 남겼다. 월요일에 아이들을 친정으로 보냈기에 집은 오롯이 나 혼자만의 공간. 젊은 날은 이런 시간들이 주체못할 만큼 있었는데, 이젠 이런 시간들이 쉽게 주어지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말았다. 환한 거실 빛 때문에 창 밖이 보이지 않아 불을 다 껐다.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은 참 조용히 소복히 쌓인다. 이 순간을 간직할 길이 없어 음악을 신중하게 고른다. 오랫만에 에피톤프로젝트, 짙은을 연달아 듣는다. 잔나비도 혁오도 참 듣기 좋다. 글을 오랫만에 쓰려니 무엇을 써야할지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하다. 언젠가 동학년 선생님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늘 ..
2021.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