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수냐탈라야 2025. 2. 1. 00:46

제목이 끌렸다. 이유는 나도 한국이 싫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떠난다. 나와 친한 고등학교 동창들 중에도 호주 시민권을 얻으려고 워홀로 있다가 준비한 경우조 있었음으로 나는 그 마음이 쉽게 이해되었다. 방학을 맞아, 친구가살던 퍼스에서 한달을 얹혀 살던 나는 책을 읽으며 당시 그녀의 삶이 떠오르기도 했다

나는 누구보다 안정적인 국가직공무원이기도 하고, 남편도 소위 잘난 삼성을 다녔으므로, 나는 한국이 싫다고 해서 여기 주인공 계나처럼 훌쩍 떠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는 그정도의 안정감으로도 충분히 불평하며 현실에 안주하며 살 수도 있는 인간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주인공과 나의 스탠스가 기본적으로는 다르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생각 자체는 비슷한 면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으니, 만약 내가 교사가 되지 않았다면, 어쩌면 비슷해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남들이 보기에 충분히 주류임에도(물론 내 스스로는 주류 거지라 생각되긴 하지만) 한국은 살기 참 어려운 나라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도 팍팍하고, 정신적으로도 참 고단하고, 어떻게 생각해봐도 참 쉽게 설렁설렁 살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한국사회의 문제를 주인공의 자조적인 독백과 주변인물들의 가벼운 대화로도 참 잘 끄집어낸다. 게다가 작가의 시니컬하면서도 가볍지도 무겁지 않은 글솜씨 덕분에, 쉽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