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자신 관찰기_어느 일요일에 나는 호텔 예약 사이트를 보고 있었다.

수냐탈라야 2025. 1. 31. 17:20

# 2. 어느 일요일에 나는 호텔예약사이트를 보고 있었다

 

대게 금요일에서 토요일, 토요일에서 일요일 숙소요금이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금액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생각하며 달력을 클릭하면 대부분 예약마감이 되어 있다.

 

‘세상은 넓으니까 부자도 많을거야’ 라며 체념하지만 여행을 위해 두 달 전부터 예약을 하는 그들의 근면성실함에 난 아무리 애써도 그 간격을 좁힐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불가능하지만 우연히 원하는 날짜에 예약이 가능하다해도 예약버튼을 쉽게 누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차라리 예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나은건 아닐까. 경제적 능력 부족보다는 차라리 노력 부족으로 탓을 돌리는게 나은 건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하룻밤 자는데 삼사십하는 건 너무 하지 않아?”

금전적인 여유도 없는 데다가 게으른 나에게서 멀어지고 싶어 불평하고 만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만약 부지런한 데다가 여유까지 있다해도 감당안되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여행할 마음이 들까. 게으른 내가 간신히 성.실.하.게 일해서 번 돈인데, 그 돈을 쉽게 쓸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결국 이러나 저러나 만인의 ‘워너비’ 호텔은 갈 수도, 갈 일도 없을 것 같다.